문화재 재활용/새로운 문화재 재활용 콘텐츠

지역 전설 속 유적지를 웹툰 배경으로 재활용한 콘텐츠 개발기

barengilnews 2025. 8. 9. 19:33

지역 곳곳에는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설화가 있습니다.
마을 어귀의 돌무더기, 이름 없는 고분, 절터, 바위틈, 폐사당 같은 유적지에는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도 입에서 입으로 이어진 이야기가 존재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구전되던 이야기를
오늘날의 시청각 콘텐츠로 되살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형식 중 하나가
바로 웹툰(디지털 만화)입니다.
웹툰은 이미지, 대사, 템포, 감정선을 통해
지역 고유의 설화를 젊은 세대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바꿔주는 디지털 매체입니다.

특히 유적지를 단순 배경이 아닌 스토리의 핵심 무대로 설정한 웹툰 콘텐츠
전통문화 보존, 창작 활성화, 지역 브랜딩, 관광 유입이라는
다양한 효과를 동시에 유도할 수 있습니다.

전설족 유적지 웹툰배경으로 재활용

이번 글에서는 전라북도 남원의 설화를 바탕으로
실제 유적지를 배경으로 웹툰을 개발한 창작 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
기획 과정, 배경 조사, 창작 전략, 콘텐츠화 결과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1. 콘텐츠 소재: 남원 ‘효성각’과 두 자매의 전설

전북 남원시 인월면에는 ‘효성각’이라는 작은 정자형 건축물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두 자매가 부모를 극진히 모시고,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이 이야기를 기리기 위해 세운 유적이 현재까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유적은 관광지로서도, 역사교육 장소로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지역 주민 외에는 거의 존재조차 인지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2021년, 전북콘텐츠진흥원과 남원청년창작소는
청년 작가 3인으로 구성된 웹툰 팀 ‘삼각프레임’과 함께
이 전설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웹툰 제작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2. 기획 및 창작 과정: 전설을 서사로, 공간을 무대로

- 프로젝트명: 《흐린 날의 정자》

장르: 감성 판타지 / 총 8화 / 배경지: 효성각 및 인월마을 일대

- 콘텐츠 기획 과정 요약

단계내용
① 전설 채록 지역 향토사 발굴 자료 + 주민 구술 인터뷰 진행
② 공간 스케치 효성각, 마을 골목, 고샅길 등 실제 배경 촬영 → 그림으로 재현
③ 인물 창작 자매의 캐릭터를 현대 고등학생 자매로 재해석
④ 서사 구조 현재와 과거가 연결되는 감성 미스터리 구조
⑤ 대사 및 전개 남원의 지역어와 사투리를 부분 반영하여 현지감 강화
 

웹툰은 효성각이 시간의 균열이 시작되는 장소로 설정되어,
주인공 자매가 현실과 전설 속 과거를 오가며
가족과 기억, 선택의 의미를 되새기는 감정선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 결과물과 반응: 콘텐츠, 공간, 감정이 연결되다

- 웹툰 콘텐츠 구성

항목세부 설명
총 화수 8화 (1화당 60~70컷 분량)
플랫폼 네이버 인디웹툰, 전북콘텐츠진흥원 온라인 채널, 지역 학교 웹진
주 시청자 10~30대 여성 비율 67%
활용 확장 웹툰 컷을 활용한 AR 스탬프 투어 콘텐츠 제작 (효성각 QR 포함)
 

- 시민과 독자 반응

유형반응 요약
청소년 “처음 알게 된 장소인데, 웹툰 덕분에 실제로 가봤다.”
지역 작가 “설화 기반 서사가 감성적으로 재해석돼 인상 깊었다.”
외부 방문객 “지도에 없던 공간이 이야기를 통해 의미 있게 느껴졌다.”
문화예술 기획자 “전설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가능성이 입증된 사례였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그림 콘텐츠를 넘어,
지역 유산과 디지털 감성을 연결한 통합형 지역문화 콘텐츠
로 자리매김했습니다.

 

4. 전략적 확장 방향 및 타 지역 적용 가능성

- 전략 포인트

요소설명
공간 조사 기반 창작 실제 유적지에서 직접 자료 채록, 촬영, 구술 등 실시
지역 전설의 현대화 판타지, 로맨스,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
청년 창작자 주도 지역 외부가 아닌, 청년 작가 중심의 독립 기획·제작
2차 콘텐츠 연계 웹툰 → 웹소설 / AR 투어 / 굿즈 / 학교 교육자료로 확장
 

- 타 지역 적용 아이디어

  • 강릉: ‘경포대 설화’를 바탕으로 한 타임슬립 로맨스 웹툰
  • 제주: ‘삼성혈 전설’을 현대 판타지로 재해석한 청년 모험기
  • 광주: ‘의병 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추리 시리즈
  • 고창: ‘선운사 괴담’을 활용한 스릴러 웹툰 콘텐츠

이러한 콘텐츠는 웹툰 플랫폼 확산력 + 지역 유산 스토리텔링이라는
이중 구조를 통해 문화재를 젊은 세대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잊힌 전설, 다시 사람을 부르는 그림이 되다

지역 전설은 종종 너무 오래되어 잊히거나,
너무 짧아서 사람들의 관심 밖에 놓이곤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삶, 슬픔, 사랑, 갈등, 선택과 같은 보편적 서사의 원형이 담겨 있습니다.

웹툰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젊은 감성과 감각으로 재구성하고,
지역 유산이 ‘다시 읽히고, 다시 방문되는 공간’이 되게 만드는 연결 장치입니다.

그림 하나가, 컷 하나가
지역을 설명하고, 감정을 이끌고, 공간을 기억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문화재 보존이고,
21세기형 스토리텔링 관광의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