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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고택에서 진행된 24시간 문학 창작 캠프 운영 사례

barengilnews 2025. 8. 9. 08:22

전통 고택은 과거의 삶의 방식과 공간 구조가 고스란히 담긴
한국 고유의 주거유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택은 기능을 잃고 관광지로만 소비되거나,
시간과 함께 점점 사람의 발길이 끊기며 ‘멈춘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택을 다시 사람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 중 하나가
‘창작 캠프’를 통한 공간 활성화 전략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학을 주제로 한 24시간 집중 창작 캠프
고택의 정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창작을 유도하는 감성형 프로그램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택에서 진행된 문학창작 캠프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경상북도 안동의 전통 고택에서 진행된 ‘문학창작 24시’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그 기획 배경, 운영 방식, 참가자 반응, 향후 적용 가능성까지 4단계로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1. 활용 공간: 안동 임청각 고택과 그 배경

프로그램은 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한 임청각 고택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임청각은 조선 중기 문신인 이상룡 선생의 생가로,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이며 현재 일부는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고택이 활용되는 경우는 드물고,
고택 체험 콘텐츠는 대부분 숙박이나 해설 위주에 머물러 있어
창작·교육·시민참여 프로그램은 거의 운영되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 고택의 활용 가능 요소

요소내용
구조적 특성 사랑채, 안채, 중정 등 공간 분리 → 팀별 창작 활동에 적합
환경적 특성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 → 집중과 몰입에 유리
역사성 항일운동가 집안이라는 배경 → 이야기적 밀도 제공
정서적 분위기 고택 특유의 조용함 + 전통건축의 질감 → 감성 자극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고택이라는 전통 유산을 ‘현대인의 사색과 글쓰기 공간’으로 전환하는 실험적 프로그램이 기획되었습니다.

 

2. 프로그램 구성: ‘문학창작 24시 in 고택’ 기획 개요

- 프로그램명: 《문학창작 24시 – 한옥에서 나를 쓰다》

  • 운영 기간: 2022년 6월 17일~18일 (1박 2일, 총 24시간)
  • 참가 대상: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된 시민 작가 12명
  • 주제: 고택과 나 / 가족의 기억 / 시간과 공간 / 한옥에서의 상상

- 세부 구성

시간대프로그램 내용
오후 2시 고택 도착 및 오리엔테이션 (공간 탐방 포함)
오후 3시~6시 1차 글쓰기 세션 (에세이 or 시 초안 작성)
저녁 7시 야외 저녁 식사 + 문장 나눔 산책
밤 8시~11시 2차 창작 세션 (캠프파이어 옆 낭독회 병행)
밤 12시~새벽 2시 자율 창작 시간 (조용한 사랑채 집중실 개방)
아침 7시~9시 ‘한옥 속 아침 글쓰기’ 세션
오전 10시~12시 작품 공유 + 현장 낭독 발표회
 

각 세션마다 지역 출신 작가 2인이 상주하며
창작 피드백과 감성적 자극을 유도하는 멘토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3. 참가자 반응 및 지역사회 파급 효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부분
일상에서는 창작 경험이 적었지만,
고택이라는 낯선 공간에서의 체류가 오히려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했다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 참가자 소감

유형반응 내용
청년 창작자 “밤에 고택 마당에 앉아 글을 쓰는 시간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50대 직장인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면서 글이 자연스럽게 써졌다.”
10대 참가자 “처음 보는 나무기둥, 한지문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했다.”
문학멘토 “창작 공간으로서 고택은 아직 활용되지 않은 보물이다.”
 

- 파급 효과

  • 지역 언론 및 SNS 반응 확대 → ‘문학 성지 안동’ 이미지 강화
  • 고택 체험의 기존 프레임(숙박, 전통예절)에서 벗어난 새로운 콘텐츠 제시
  • 참가자 중 3명이 후속 동인문학회 결성 → 지역 독립출판 프로젝트 연계
  • 고택 측과 협의 후 향후 정기 프로그램으로 연 2회 운영 확정

 

4. 운영 전략과 확장 가능성

- 핵심 전략

요소설명
공간 몰입감 극대화 숙박형 구조 + 조용한 분위기 → 집중 창작 가능
비경쟁 창작 환경 조성 등단 여부 무관 참여 → 시민의 자발적 참여 유도
감성 연출 촛불, 전통 등, 손글씨 키트 등 아날로그 감성 강화
지역 작가와의 연계 외지 참가자와 지역 창작자 연결 → 교류 구조 마련
 

- 향후 확장 방안

  • 다른 지역 고택으로 모델 복제 (예: 전남 담양, 충남 논산 등)
  • 테마형 캠프 기획 (예: ‘가족 이야기 쓰기 캠프’, ‘고전 인용 에세이 캠프’)
  • 교육 연계: 고등학교 문예창작 동아리와 연계한 ‘고택 캠프형 수련회’
  • 콘텐츠화: 참가자의 글을 모은 소규모 문집 제작 및 전자책 발간
  • 관광 연계: 캠프 장소를 ‘창작 체험 가능한 고택’으로 브랜딩하여 유입 유도

 

고택은 멈춘 공간이 아닌,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옛 고택은 과거의 삶이 머물던 공간이자,
지금은 시간과 감정이 천천히 흐를 수 있는 특별한 창작의 무대입니다.
사람이 머물지 않던 공간에
하루 동안 문장과 상상, 침묵과 낭독이 오가며
그 고택은 다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살아났습니다.

창작 캠프는 고택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식일 뿐 아니라,
참가자에게도 삶의 리듬과 글의 감각을 되찾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문화재는 ‘지켜야 할 과거’가 아니라,
‘함께 써 내려가는 오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한 문장, 한 사람, 한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