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폐유산지나 버려진 문화재는
관리 예산 부족, 콘텐츠 부재, 접근성 문제 등으로 인해
문화재적 가치는 있으나 실질적 활용도가 낮은 공간으로 분류되곤 합니다.
이러한 장소는 보존의 대상일 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에게 창작과 체험의 장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튜브, 브이로그, 숏폼 콘텐츠 등 1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를 문화유산 현장과 연계한 체험형 교육 캠프로 확장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충청북도 제천의 폐한옥 유산지를 배경으로 진행된
‘1인 미디어 체험 교육 캠프’ 사례를 중심으로,
기획 배경, 프로그램 구성, 참여자 반응, 지속 운영 전략까지
콘텐츠 기획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1. 캠프 배경: 활용되지 않던 문화유산 공간에 ‘콘텐츠 실험’을 입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에는
일제강점기 건축 양식을 일부 갖춘 폐한옥이 군락 형태로 남아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본래는 1930년대 중반 이주촌으로 형성되어
80년 넘는 세월을 거친 후 대부분 주민 이탈 + 건물 노후화 + 행정 미정비 상태로
관광객도, 마을 주민도 거의 찾지 않는 ‘도시 속 폐허 유산’으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간의 스토리성과 풍경을 살리고,
청소년의 참여형 교육 콘텐츠와 연결하기 위해
2023년 여름, 제천문화재단과 지역 미디어 교육단체 ‘온에어팩토리’가 협력하여
1인 미디어 체험 교육 캠프를 기획하였습니다.
2. 프로그램 구성: ‘내가 찍고 말하고 편집하는 유산 브이로그’
- 프로그램명: 《문화재 브이로그 캠프 – 나의 첫 영상일기》
- 기간: 2023년 8월 3일~5일 (2박 3일)
- 대상: 제천 지역 중·고등학생 16명
- 장소: 봉양읍 폐한옥 마을 일대 및 제천영상미디어센터
- 목표: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 발굴 → 영상 촬영 → 편집 → 발표 전 과정을 직접 체험
- 주요 활동 구성
오전 | 유산 공간 탐방 및 촬영 교육 | 짐벌·스마트폰 카메라 사용법 실습 |
오후 | 기획안 작성 & 촬영 | ‘내가 발견한 유산의 풍경’ 주제로 각자 촬영 |
저녁 | 편집 교육 및 1차 편집 | 컷 편집, 자막, 오디오 넣기 |
2일차 | 콘텐츠 완성 및 중간 피드백 | 조별 멘토와 리뷰 |
마지막 날 | 발표회 및 시상식 | 유튜브 업로드 연계 |
- 콘텐츠 결과물
- 총 16편의 1인 미디어 영상 제작 (평균 길이 2~3분)
- 주제: 마을 우물의 전설, 폐한옥 속 숨은 글귀 찾기, 역사와 음식, 나만의 사운드스케이프 등
- 일부 영상은 제천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 공식 업로드되었고,
지역 문화예술교육포럼에서도 학생 사례 발표 콘텐츠로 활용됨
3. 참여자 반응과 지역 사회 확산 효과
- 학생 참가자 반응
중학생 A | “처음엔 낡고 무서운 동네 같았는데,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멋져 보였다.” |
고등학생 B | “혼자 기획하고 영상으로 표현한 게 처음인데 재밌었다. 유튜버가 된 기분!” |
중학생 C | “영상 만들면서 마을 할머니와 인터뷰도 해봤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
- 교육자 및 지역 평가
- 문화유산 콘텐츠가 단순 관람이 아닌 ‘창작 대상’으로 전환된 것에 큰 의미
- 청소년의 시선으로 마을을 해석하고 기록한 결과물이
기존 문화재 콘텐츠보다 훨씬 공감력 있게 전달됨
- 파급 효과
- 1개월 후, 참가자 5명이 자체적으로 ‘제천문화기록 청소년단’을 결성
- 캠프에서 제작한 영상 중 3편은 지역 초등학교 문화수업 보조 자료로 재활용
- 지역 미디어센터에서 정기 브이로그 교실 개설 → 신청자 매진
4. 운영 전략 및 확장 가능성
- 운영 핵심 전략 요약
장비 구성 | 스마트폰, 삼각대, 짐벌, 태블릿 기반 편집 도구 |
교육 설계 | 촬영 → 기획 → 편집 → 발표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성 |
멘토 구성 | 영상 제작 경험이 있는 청년 크리에이터 2~3인 상주 |
장소 활용 | 문화유산 내부는 보존을 위해 촬영만 허용, 외부 마당/담장 위주로 활동 |
홍보 전략 | SNS 실시간 기록 + 결과 영상 릴스 요약본 공개 |
- 확장 방향 제안
전국 확대 | 폐마을, 폐향교, 폐역사 등 유휴 문화공간으로 확장 가능 |
계절형 운영 | 여름 브이로그 캠프 / 겨울 ‘소리 수집 캠프’ 등 테마 기획 |
SNS 연동 캠페인 | ‘유산에서 찍은 내 영상’ 해시태그 캠페인 → 공유 유도 |
지역 아카이빙 | 참가자 영상을 지역 문화기록 사이트에 연동하여 디지털 유산화 |
학교 연계 | 자유학기제, 진로 체험 프로그램과 연동 운영 가능 |
버려진 유산, 아이들의 시선으로 새로이 기록되다
버려진 문화유산도
누군가의 손에 들린 작은 스마트폰 렌즈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의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창의성과 호기심이 충만한 청소년들이
카메라를 들고 직접 유산을 해석하고 기록하는 과정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공간과 기억을 잇는 문화적 실천입니다.
제천의 사례처럼,
버려진 장소에서 시작된 작은 콘텐츠 캠프는
참가자에게는 특별한 창작의 경험으로,
지역에는 콘텐츠 자산이자 교육 콘텐츠로 남게 됩니다.
문화재는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직접 찍고, 말하고, 편집하며 함께 남기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음 세대에게 더 오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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