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재활용

철거될 뻔한 문화재, 지역 크라우드펀딩으로 재활용한 이야기

barengilnews 2025. 7. 28. 14:49

도시 재개발과 예산 부족, 보존 가치 논란 등으로
수많은 문화재가 철거 위기에 놓이고 있습니다.
특히 비지정 문화재나 등록 문화재는 법적 보호가 제한되어
행정기관이나 민간 개발자에 의해 쉽게 철거나 이전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그 가치를 인정하고, 손을 내밀었을 때,
문화재는 기적처럼 지켜지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는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 참여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한때 철거 예정이었던 낡은 한옥 한 채,
동네 뒷골목에 숨겨진 작은 역사관,
아무도 기억하지 않던 옛 성문 터가
수백 명의 시민이 모은 손길로 다시 지역의 중심이 된 사례
문화재 보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철거될 문화재, 지역 크라우드 펀딩 재활용

이 글에서는 실제로 철거될 뻔했던 문화재를
지역 기반의 크라우드펀딩으로 되살린 대표적인 사례와 그 구조, 운영 방식,
그리고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
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대구 계산동 근대 한옥 ‘○○재’, 시민 펀딩으로 철거 위기 극복

대구 중구 계산동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지어진 근대 한옥 ‘○○재’가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한때 교육가이자 독립운동 후원자였던 OOO 선생이 거주했던 장소로,
역사적 가치가 높았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민간 소유자의 개발 대상이 되었습니다.

2019년, 이 건물은 상업시설 개발로 철거 예정 통보를 받았고,
구청과 시도 문화재 등록 추진을 시도했으나 법적 요건 미비로 무산되었습니다.
이때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 시민단체, 청년 기획자들이 모여
건물을 구입해 보존하기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습니다.

-펀딩 주요 내용

  • 목표 금액: 1억 5천만 원
  • 참여 방식: 소액 정기 후원 + 기념 엽서, 굿즈 제공
  • 참여 인원: 약 2,800명
  • 기간: 3개월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 펀딩은
역사적 의미와 건축미를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풀어내며 대중의 감정을 자극했고,
마감 전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하면서 결국 건물 매입과 1차 보수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재는
▶ 어린이 독립운동 교육관
▶ 지역작가 전시회
▶ 주민 커뮤니티 북카페
등으로 활용되며
지역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문화재 보존이 가능한 이유

크라우드펀딩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수단이 아닙니다.
문화재가 가진 이야기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참여자가 직접 보존의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정서적 공감과 공동체 의식을 동시에 확장할 수 있습니다.

- 가능한 핵심 요인들

  • 스토리텔링의 설득력: 단순한 건물 소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물·역사·사연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콘텐츠 설계가 중요합니다.
  • 참여의 손쉬움: 5,000원부터 시작 가능한 소액 참여,
    리워드(엽서, 기념품, 기념비에 이름 각인 등)를 통한 정서적 보상 구조
  • SNS 확산력: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서
    해당 문화재와 관련된 ‘숨은 이야기’ 콘텐츠가 공유되며
    자연스럽게 참여층이 확대됩니다.
  • 지역 커뮤니티의 결합: 펀딩 참여자 중 다수가
    해당 지역 거주자거나 연고를 가진 사람들로,
    정체성 회복의 계기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문화재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켜낸 장소’로서의 의미까지 더해지는 것입니다.

 

실제 운영 이후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

○○재 프로젝트 이후,
해당 공간은 단순히 보존된 건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주요 성과:

  • 지역 초등학교와 연계한 독립운동 교육 프로그램 10개 이상 운영
  • 매달 정기 시민 강연 및 작가 낭독회 개최
  • SNS 팔로워 수 약 12,000명 이상, 시민 자원활동가 150명 등록
  • 인근 골목 상권 매출 증가 (문화 방문객 유입)

또한 해당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시도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서울, 전주, 강릉 등지에서도 문화재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가 이어졌으며,
일부는 전국적 플랫폼으로 발전하여
문화유산 보존과 참여 플랫폼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화재는 혼자 지켜낼 수 없습니다, 함께여야 합니다

문화재의 진짜 가치는 보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를 사람들과 어떻게 나누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는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만으로 모든 문화유산을 지키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작은 기부와 관심, 그리고 손글씨 하나가
한 채의 오래된 집을 지키고,
그곳에서 수백 명의 아이들이 역사를 배우며,
지역 주민이 다시 그곳을 찾게 되는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은 돈을 모으는 도구가 아니라,
사라질 뻔한 기억을 ‘우리의 이야기’로 되살리는 움직임입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문화재 보존의 관람객이 아니라,
함께 지키는 주체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