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재활용

버려진 항일 유적지 문화재, 역사 교육과 연계한 재활용 방안

barengilnews 2025. 7. 28. 09:46

대한민국 곳곳에는 일제강점기의 치열한 독립운동과 관련된 항일 유적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유적지들 중 상당수는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심지어 소유권 불명, 접근성 부족, 지역 무관심 등의 이유로 방치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문화재 하나가 관리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유산에 담긴 역사적 의미가 함께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이런 유적지를 교육 공간으로 다시 활용하는 방안
보존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기억을 위한 공간’, ‘체험 기반 교육 현장’,
‘지역 정체성과 결합된 교육 콘텐츠’로의 전환은
방치된 항일 유적지를 살아있는 교육 유산으로 되살리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버려진 항일 문화재, 재활용방안

이 글에서는 방치된 항일 유적지의 현실을 짚어보고,
역사 교육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4가지 방향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항일 유적지의 방치 실태와 그 원인 분석

전국에는 약 800여 개 이상의 항일 유적지 및 장소가 등록되어 있으나,
문화재로 지정된 비율은 전체의 30%에 불과합니다.
더 큰 문제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적지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문제점

  • 사유지로 남아 있어 접근 제한
  • 안내판, 해설, 관리 인력이 전무함
  • 위치나 역사성에 대한 정보 부족
  • 지역 주민조차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다수

예를 들어, 충남 논산에는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항일 훈련장터 터가 존재하지만
잡초가 무성하고 표지판 하나만 남아 있는 상태이며,
학생과 시민이 자유롭게 방문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방치는 단지 예산의 문제만이 아니라
활용 모델 부재, 교육 콘텐츠와의 연결 부족,
지속가능한 운영 방안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항일 유적지를 활용한 역사 교육 공간화의 필요성

방치된 유적지를 되살리는 가장 강력한 방식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교육 목적의 체험 공간화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교육 효과 극대화

  • 교과서 속 인물을 공간에서 만나는 몰입형 학습 효과
  • 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걷고, 듣고, 말하는 ‘감각 기반 기억’ 형성
  • 독립운동의 지역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

2.세대 간 기억의 연결

  • 어르신 해설사, 지역 독립운동 후손 등과의 프로그램 결합
  • 공동체 기억을 교육과 연결함으로써 지역 정체성 회복 효과

예: 경북 안동에서는 신흥무관학교 터
청소년 역사 캠프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실제 ‘독립군 훈련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캠프는 단발성 방문이 아니라 1박 2일 체류형 교육 콘텐츠로 구성되어
교육청, 학교, 학부모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구체적 활용 방안① – 항일 유적지 연계 교육 프로그램 설계

단일 유적지를 단독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단위의 항일 유적을 연계한 순환형 교육 코스를 기획하면
체험의 깊이와 지역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코스형 모델 예시:

“○○항일투쟁 역사로드”

  1. 항일유적지 탐방
  2. 관련 인물 스토리 해설
  3. 유적지 모형 만들기, 영상 시청
  4. 독립운동 복장 체험 및 연극
  5. 자유 발표와 감상문 작성

이러한 프로그램은 지역 교육청과 연계하여 정규 수업이나 진로 체험 시간에 편입할 수 있으며,
공공기관 또는 민간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교육 콘텐츠로 정착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유적지의 위치를 중심으로
지역 소상공인, 식당, 교통 등과 연결된 관광 모델로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 활용 방안② – 디지털 콘텐츠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체험

방치된 유적지는 물리적 접근이 어렵거나 상태가 훼손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체험 방식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 적용 기술:

  • AR 해설 앱: 유적지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인물이 등장하여 이야기 전달
  • 360도 VR 투어 콘텐츠: 학교에서 실내 수업으로 경험 가능
  • AI 기반 음성 해설 콘텐츠: 초등~고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레벨별 설명 제공

예: 충북 제천의 보광사 독립운동 기념터
실제 현장에 접근이 어려운 대신
AI 기반 증강 해설 영상을 제작하여 전국 학교에 무료 배포하면서
문화재 현장을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방식은 현장 교육과 디지털 학습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교육적 범위와 접근성을 동시에 확대하는 효과를 줍니다.

 

항일 유적지는 과거가 아니라, 오늘을 가르치는 공간입니다

방치된 항일 유적지는 우리 사회가
기억을 유지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공간은 무너졌지만, 그 안에 담긴 정신과 의미는 교육을 통해 되살릴 수 있습니다.

이제는 유적지를 단순히 보존의 대상이 아닌,
공공교육의 플랫폼이자 시민 인성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해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이 그 공간을 걷고,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보고,
그 기억을 다시 말할 수 있다면
그 유적은 진정으로 살아 있는 교육 자산이 됩니다.

항일 유산의 가치는 전시관 속 사진 한 장이 아니라,
현장을 경험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기억하는 것에서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실천 가능한 활용 전략과 교육 연계 시스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