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가족 단위 여행의 필수 코스였던 온천 관광지가
최근 몇 년 사이 대거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히 ‘온천의 유행이 지나서’가 아닙니다.
낡은 시설, 단조로운 콘텐츠, 관리 비용의 증가로 인해
지역의 대표 온천지조차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그 결과 일부 온천단지는 폐허 수준으로 방치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몇 지역에서는 이런 폐쇄된 온천 관광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리모델링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힐링 캠핑장’으로의 전환입니다.
이는 단순한 관광지 재활용을 넘어,
자연 회복 + 감성 여행 + 저비용 고만족 콘텐츠라는 요즘 트렌드와 절묘하게 맞물리며
새로운 지역 명소로 다시 태어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폐쇄된 온천 관광지가 캠핑장으로 리뉴얼된 사례를 소개하고,
그 변화의 과정, 전략,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경남 합천 ‘해인온천 → 캠핑 온 더 스프링스’ 리모델링 사례
경상남도 합천군은 과거 ‘해인온천’이라는 이름의 온천 관광지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해인사와 가까운 입지 조건 덕분에 1990년대에는 연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던 명소였지만,
2010년 이후 시설 노후화와 운영 적자로 인해 2015년 공식 폐쇄되었습니다.
그 이후 약 5년간 방치되면서 온천장은 폐건물로, 외부는 잡초와 쓰레기로 덮인 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2021년, 합천군은 이 부지를 ‘힐링 감성 캠핑장’으로 리뉴얼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민간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2022년 ‘캠핑 온 더 스프링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이 캠핑장은 단순한 야영장이 아니라,
▶ 기존 온천탕을 리모델링해 만든 족욕 힐링존,
▶ 온천수 기반 워터 테라피 텐트존,
▶ 옛 호텔 객실을 개조한 실내 글램핑룸으로 구성되어
기존 온천의 자산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로 변화시킨 구조였습니다.
온천 자산을 버리지 않고, ‘느낌’을 바꾸다
합천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온천’이라는 기능은 없애되, 온천이 주는 감성을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 물을 그대로 활용하다
기존 온천에서 뽑던 지하수를
정기적으로 채수하고 온도를 유지한 채
족욕탕, 나무탕, 워터 슬라이드 풀에 재활용하여
‘온천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통 온천시설의 관리비는 절감했습니다.
-온천 구조를 캠핑 구조로 변환
예전 온천 호텔 객실은
전면 유리창과 온돌구조를 살려
프라이빗 글램핑룸으로 개조됐으며,
외부 야외 노천탕 자리에는 불멍존, 하늘 침대, 마크라메 포토스팟이 들어섰습니다.
기존 온천 관광지의 인프라(전기, 배수, 건축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새롭게 느끼는 공간’으로 리브랜딩한 것이 이 리뉴얼의 핵심 전략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캠핑족, 감성 여행자,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과거의 장소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느끼게 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지역사회와 관광 구조에 미친 긍정적 영향
‘캠핑 온 더 스프링스’는 개장 이후
합천군의 체류형 관광객 수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 캠핑장 개장 전: 1박 이상 체류객 비율 12.3%
- 개장 후 1년 뒤: 1박 이상 체류객 비율 26.7%
- 지역 상권(마트, 식당, 카페) 매출 상승률: 약 28%
- 청년 일자리 창출 수: 총 9명 (캠핑장 운영 + 체험 콘텐츠 운영)
특히 지역 청년 창업자들이 캠핑장 부지 내에
로컬푸드 판매존, 커피 부스, 체험형 바비큐 클래스 등을 운영하며
공간이 단지 놀러오는 장소를 넘어 지역경제 순환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폐쇄 위기였던 온천지를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워크숍, 디자인 투표, 운영 아이디어 제안 등이 이뤄졌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공간에 소속감을 갖고 직접 이용하는 문화도 형성되었습니다.
버린 공간을 다시 쓰는 힘은 ‘구조’가 아니라 ‘아이디어’입니다
폐쇄된 온천 관광지가 힐링 캠핑장으로 재탄생한 과정은
단순한 공간 재활용을 넘어,
트렌드를 읽고 지역 자산을 재구성한 기획력의 결과물입니다.
핵심은 기존 구조를 어떻게 쓸 것인가, 어떤 감성으로 전환할 것인가,
그리고 지역민이 함께하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입니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 문을 닫은 온천지, 유원지, 관광지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결코 ‘쓸모없는 땅’이 아니라
미래형 콘텐츠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잠재 자산입니다.
온천이라는 물은 식었을지 모르지만,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기억과 감성은
새로운 방식으로 되살릴 수 있습니다.
이제 공간은 철거가 아니라 재기획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아이디어 하나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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