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등록된 문화재는 수천 곳에 이르지만,
그 중 상당수는 활용도가 낮고, 연간 유지관리비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예산 블랙홀’로 불립니다.
특히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닌 지방문화재나 등록문화재의 경우,
국고 지원이 제한적이고, 민간 후원도 끊기면서 유지비 부담이 지방정부와 지역 단체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문화재가 단지 '돈이 많이 드는 건물'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단순한 보존이 아닌
현실적인 수익 모델 설계, 즉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유지비가 높은 문화재를 어떻게 수익형 구조로 설계할 수 있는지,
국내외 실제 사례와 함께 콘텐츠, 운영, 제도, 참여자 구조 측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문화재 수익 모델의 핵심: 단순 입장료 시대는 끝났다
과거에는 문화재의 수익 창출 수단이 매우 단순했습니다.
입장료, 전시 관람료, 기념품 판매 등이 전부였고,
이는 규모가 큰 국립기관을 제외하면 수익보다 운영비가 더 큰 구조로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문화재를 콘텐츠 자산으로 보고, 복합적인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시대입니다.
핵심은 단순 관람이 아닌 경험, 참여, 활용, 공간의 확장성입니다.
예를 들어, 고택을 보존하면서도 내부를
▶ 전통문화 체험 공간,
▶ 문화예술 클래스룸,
▶ 전통차 전문 찻집,
▶ 역사 스토리텔링 연극 무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수익 포인트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수익 모델 설계의 핵심은
하나의 문화재에 다기능 구조를 부여하고,
비문화재 영역과 융합해 수익 가능성을 넓히는 것입니다.
실제 적용된 수익형 문화재 운영 사례 분석
사례 1: 경북 영주의 ‘선비촌 고택 민박’
영주시의 전통마을인 ‘선비촌’은
조선시대 고택을 단순히 전시용으로 보존하지 않고,
숙박 가능 민박 고택 + 전통문화 체험 + 전통혼례 콘텐츠를 통해
연간 수천 명의 체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건물 중 일부를 문화재청과 협의 하에 민박 운영이 가능한 구조로 개조했으며,
숙박 요금의 일정 비율은 문화재 유지 관리비로 자동 환산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고택 보존과 수익 모델이 공존하는 문화재 운영 혁신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례 2: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문화재 유료 대관 시스템’
프랑스 루아르 지역에서는
소규모 문화재(옛 수도원, 폐성당, 귀족 저택 등)를
문화예술 행사, 웨딩 촬영, 기업 연수 등에 일정 기간 대관해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건물의 역사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정부가 직접 대관료 일부를 관리하여
수익의 일정 비율을 건물 복원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으며,
문화재 공간을 일정 부분 ‘유료 이벤트 장소’로 인정하는 법적 유연성이 기반이 되었습니다.
수익 모델 설계를 위한 실질적 방안
① 유료 체험 프로그램과 연결하기
문화재 공간을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지 만들기, 서예 체험, 전통 음식 만들기, 명상 클래스 등의 체험형 콘텐츠로 전환할 경우
평균 체험당 1인당 2만~5만 원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② 복합 공간으로 기능 확대
문화재 내 일부 공간을
북카페, 전통찻집, 전시숍, 팝업 스토어, 클래스룸 등으로 운영하면
단기적 소득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 기반 창업 플랫폼으로도 기능할 수 있습니다.
③ 연회원제 도입
문화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간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고,
회원 전용 문화행사, 프리미엄 투어, 기념품 제공 등을 통해
지속적인 후원 +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④ 기업 협찬 및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문화재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일에 대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브랜드가 문화재 공간에서 촬영·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하는
B2B 기반 수익 구조도 적극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문화재도 스스로 ‘살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문화재는 민감한 자산입니다.
그 역사적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현실적인 수익 구조를 병행해야 합니다.
단지 예산을 기다리고, 보호만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수익형 문화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 공간이 다시 사람을 끌어들이고,
기억과 경험이 축적되며,
그 자체로 살아있는 문화가 유지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문화재 운영은 ‘보존 + 콘텐츠 + 수익 + 커뮤니티’가 동시에 작동하는 융합 모델로 나아가야 하며,
지방정부와 민간 운영주체는 이를 위해
제도 유연성, 기획력, 협업 네트워크를 갖춘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문화재는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살려야 하는 자산입니다.
그 생명력을 되살릴 수익 모델 설계,
지금이 바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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