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재활용/지역경제와 연결된 문화재 재생 전략

버려진 문화재 공간을 지역 전통시장과 연계해 재활용하는 방법

barengilnews 2025. 7. 30. 08:12

지역 곳곳에는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된 폐 문화재 공간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대체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으나
예산 부족, 지정 미비, 관리 부재 등의 이유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죠.
한편, 같은 지역의 전통시장 또한 급격한 방문객 감소와 고령화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 두 공간은 언뜻 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각을 바꾸면,
‘역사성과 생활문화’를 잇는 문화-경제 융합 플랫폼으로 서로를 살릴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은 지역의 정서와 이야기가 살아 있는 생활공간이고,
폐 문화재는 그 지역의 과거를 담고 있는 시간의 흔적입니다.
두 곳이 연결된다면, 방문객에게는 단순한 소비 이상의 ‘경험 기반 관광 콘텐츠’가 되고,
지역 주민에게는 자부심과 경제적 활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버려진 문화재공간을 전통시장과 연계

이 글에서는 폐 문화재 공간과 전통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구체적인 전략과
운영 사례, 디자인 방식, 확장 가능성 등을 4단계에 걸쳐 제시하겠습니다.

 

1. 폐 문화재와 전통시장 연결이 필요한 이유

전통시장과 폐 문화재는 지역 내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나는 경제 기반, 다른 하나는 문화·역사 기반입니다.
하지만 최근 공통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 전통시장: 온라인 쇼핑, 대형마트 확산, 젊은 층 유입 저하
  • 폐 문화재: 방문객 부재, 관리 인력 부족, 활용 가치 저하

이런 상황에서 두 자원을 서로 연결하면 다음과 같은 상호보완 효과가 나타납니다.

-연계의 기대 효과

  • 관광객 동선 확장: 문화재 → 시장으로 유도하는 방문 흐름 설계
  • 체류 시간 증가: 단순 관람에서 → 체험, 식사, 쇼핑까지 연결
  • 스토리텔링 강화: 문화재의 역사와 시장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기
  • 공간 활용도 증대: 폐 공간이 살아 있는 장터의 일부로 기능하게 됨
  • 상인과 주민의 참여 의지 상승: 시장에 ‘의미’가 더해지면 자발적 참여 확대

문화재가 전통시장과 연결될 때,
두 공간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를 회복하는 거점이 됩니다.

 

2. 운영 방식: 폐 문화재를 ‘시장 연장 공간’으로 전환하는 전략

폐 문화재 공간을 전통시장과 효과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위치적 인접성 외에도 기능과 프로그램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실제 적용 가능한 연계 방식입니다:

-공간 배치 및 활용 전략

  • 폐 문화재 앞마당 or 빈 내부 공간
    ‘시장 특화 체험존’으로 구성
    (예: 전통음식 시식, 제기 만들기, 민화 부채 채색 등)
  • 시장 입구와 문화재 공간을 걷기 좋은 테마 동선으로 연결
    (골목길을 디자인하거나, 벽화와 조명 설치)
  • 폐 문화재 공간을 야외무대나 지역공연 공간으로 활용
    (시장 장날에 맞춰 상설 공연 진행 → 관람 후 시장 방문 유도)
  • 전통시장 상인들을 문화재 공간에 초청해 팝업 마켓 형식으로 운영
    (계절별 테마 예: ‘추석차례상 시장’, ‘할매 손맛 장터’ 등)

-역할 분담 구조

  • 지자체 및 도시재생팀: 공간 리모델링, 안전 관리, 홍보
  • 시장 상인회 및 상공회의소: 참가자 모집, 판매 운영
  • 문화재 전문가: 공간 내 역사 해설, 콘텐츠 기획
  • 청년 기획자: SNS 홍보, 현장 운영, 디자인 큐레이션

이러한 구조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운영 가능한 플랫폼 모델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3. 국내외 유사 사례: 적용 가능성과 실현성

-국내 사례 – 전주 남부시장 × 풍남문(문화재)

전주 남부시장 인근에 위치한 조선시대 성문 '풍남문'은
한동안 관광객에게는 스쳐가는 장소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전주시에서는 풍남문 인근에 야외 다과존·해설존을 설치하고,
남부시장 내 야시장과 연계해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그 결과 풍남문 일대의 야간 방문객 수가 증가했고,
시장 내 매출 또한 행사 기간에 40%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지금은 계절별로 ‘시장 속 문화유산 체험’이라는 브랜드로 정착되어
관광객에게도 기억에 남는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해외 사례 – 일본 다카야마 시, 고성터 × 아침시장

일본 기후현 다카야마 시는
에도 시대 고성터 옆에 매일 아침 열리는 시장이 있습니다.
해당 지자체는 고성터 일부를 전통문화 퍼포먼스 공간으로 만들고,
시장 상인들이 번갈아가며 역사 의상을 입고 재현 행렬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단순 상거래 공간을 넘어
문화재 체험 관광의 일부가 되는 성공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두 개의 ‘위기 공간’을 연결하면, 하나의 ‘미래 모델’이 탄생합니다

폐 문화재는 공간이 죽은 것이지, 이야기까지 죽은 것은 아닙니다.
전통시장은 소비가 줄었을 뿐, 사람이 살아가는 온기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두 공간이 만나면,
사라질 위기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지속가능한 경제를 품은 복합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원을 연결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경험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폐 문화재 공간을 전통시장과 연계하는 시도는
단순한 재생이 아니라, 공동체를 다시 회복시키는 문화적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