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한때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수많은 관광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관광 트렌드 변화, 교통망 확장, 콘텐츠 노후화 등의 이유로 점차 방문객이 줄어들고, 결국 폐쇄되거나 방치된 옛 관광지로 남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한때 지역 경제를 이끌었던 핵심 시설이었으나, 지금은 유령 관광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역 내 흉물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광지에도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단지 예전처럼 다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이 아닌, 문화예술 공간으로 기능을 전환하는 방식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전시, 공연, 창작 활동, 예술 교육 등으로 용도를 바꾸는 것은 지속 가능성과 지역 주민 참여,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이 글에서는 관광객이 끊긴 옛 관광지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되살리는 현실적인 아이디어와 사례, 운영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왜 옛 관광지는 사라졌는가? 폐쇄 관광지의 현실
한때 유명세를 떨쳤던 관광지들도 유지·보수 비용 부담, 콘텐츠 노후화, 방문객 감소가 반복되면서 사라지게 됩니다. 특히 1980~90년대에 조성된 유원지, 놀이동산, 케이블카, 동굴 관광지, 테마파크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초기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 조성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대체 관광지에 밀리거나, 마케팅 부족으로 쇠퇴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에 위치한 A 테마파크는 1995년 개장 당시만 해도 연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으나, 최근 10년간은 연간 방문객이 1만 명도 되지 않아 결국 운영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시설은 노후화되었고, 철거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관광지가 전국 곳곳에 널려 있으며, 상당수가 국·공유지 형태로 남아 있어 제대로 된 활용이 어려운 상태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들 공간은 여전히 건축 구조나 위치, 접근성 면에서 활용 가치가 있으며, 문화예술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문화예술 공간으로 전환하는 3가지 핵심 아이디어
옛 관광지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되살리는 전략에는 지역성과 예술성을 결합한 창의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아래 3가지 방향은 특히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하면서도 지역 주민, 예술가, 관광객 모두에게 가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1. 지역 작가 레지던시 공간으로 리모델링
폐허가 된 리조트 건물이나 옛 관광호텔을 작가 레지던시 공간으로 개조하면, 창작과 전시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복합 예술 플랫폼이 됩니다. 작가들은 일정 기간 머무르며 창작활동을 하고, 일반 관람객에게 오픈 스튜디오 형태로 공개함으로써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2. 야외공간을 활용한 테마형 예술정원 조성
기존의 유원지나 공원은 야외 공간이 넓기 때문에 조각 전시, 설치미술, 사운드 아트, 퍼포먼스 무대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계절별로 작품을 교체하거나 지역 주민의 참여로 작품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방문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3. 폐허 공간 자체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 쇼케이스
오래된 놀이기구나 낡은 건물은 오히려 미디어 아트, 디지털 영상, 프로젝션 맵핑 등의 현대 예술과 결합하기에 적합한 공간입니다. 폐허의 분위기 자체가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테마로 한 야간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SNS 시대의 관광객 유입에 효과적입니다.
3. 국내외 실제 사례 분석: 예술로 부활한 공간들
문화예술 공간으로 부활한 사례는 국내외에 존재합니다. 특히 유사한 형태의 공간 활용이 이루어진 지역은 다양한 측면에서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국내 사례: 충북 충주의 ‘수안보 레지던스 프로젝트’
한때 번성했던 수안보 온천 관광지는 최근 관광객 감소로 쇠퇴하면서 많은 건물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예술가들이 빈 호텔과 상가 건물에 입주해 지역 기반 창작 프로젝트와 소규모 전시를 시작했고, 지금은 ‘수안보 아트 레지던스’로 알려지며 지역 예술 커뮤니티의 중심지가 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 프랑스 ‘뤼브롱 지역의 폐공장 예술촌’
프랑스 남부의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예술촌은 작가의 창작 공간, 전시실, 야외 콘서트장, 지역 장인들의 작업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는 유럽 전역에서 예술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기존 공간의 산업적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적인 시설을 덧붙인 점이 특징입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기존의 공간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예술과 지역 주민을 연결했다는 점입니다.
결론: 버려진 공간, 예술이 되살릴 수 있습니다
관광객이 끊긴 옛 관광지는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짐’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예술을 통해 재탄생한 공간은 단순히 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지속 가능한 자산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문화예술 공간의 접근 방식이 단순히 전시나 공연만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커뮤니티 모델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고, 예술가가 머물고, 방문객이 찾아오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옛 관광지는 다시 살아 있는 장소로 부활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관광은 ‘기억’이 아닌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 버려진 옛 관광지를 문화와 예술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시도가 놓여야 합니다.
과거의 흥행을 잃어버린 공간이더라도, 새로운 가치를 더한다면 그 공간은 지역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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