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재활용

버려진 문화재, 지역 청년 창업 공간으로 재활용 사례

barengilnews 2025. 7. 20. 11:27

문화재는 대개 ‘보존’의 개념으로만 접근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버려진 문화재가 청년 창업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문화재는 손대지 말아야 할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청년 일자리 창출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나 농촌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옛 고택, 폐사찰, 옛 창고 등이 청년들의 카페, 공방, 전시관, 게스트하우스로 변모하고 있으며, 이 과정은 단순한 공간 변화가 아니라 지역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수요를 반영한 창조적 재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버려진 문화재 재활용 사례

이 글에서는 실제로 버려진 문화재가 청년 창업 공간으로 활용된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배경과 과정, 의미를 살펴보고, 이러한 접근 방식이 앞으로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왜 청년 창업가들은 버려진 문화재를 주목하게 되었을까요?

청년 창업자들이 버려진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공간 비용 절감, 지역 고유성 강조, 브랜딩 차별화라는 세 가지 핵심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도심의 임대료는 청년 창업자에게 커다란 부담이 됩니다. 반면 지방이나 농촌에 위치한 문화재급 공간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 또는 무상 대여가 가능하며, 일부 지자체는 청년 창업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이나 리모델링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둘째, 버려진 문화재는 공간 자체가 스토리입니다. 일반적인 상가 건물과는 달리, 100년 된 고택이나 옛 읍사무소 건물은 그 자체로 역사성과 차별성을 지니고 있어 창업자의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유리합니다.

셋째, 지역에서 살아있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사회적 가치도 청년 창업자에게는 매력적입니다.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재생에 기여하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 ①: 공주 ‘연문당’ – 100년 고택이 된 청년의 북카페

충청남도 공주시에는 1910년대에 지어진 한옥이 ‘연문당’이라는 이름의 북카페로 재탄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공간은 오랫동안 비어 있던 고택으로, 원래는 철거 대상에 가까운 상태였지만, 서울에서 귀향한 청년 창업자가 이 공간을 매입하고 직접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연문당은 단순한 커피 판매점이 아니라, 지역 문학 작품 전시, 고전 낭독회, 지역작가 책 소개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민들과의 연대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며, 옛 한옥 구조를 현대적으로 활용한 디자인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단지 한 청년의 창업 성공기만이 아닙니다. 연문당의 등장은 주변 골목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고, 빈집으로 남아있던 다른 문화재급 건물들도 청년 창업자들의 입주 후보지로 떠오르게 만든 선례가 되었습니다.

 

실제 사례 ②: 경북 봉화, 폐가옥이 된 로스팅 카페 ‘산골커피’

경상북도 봉화군의 외진 마을에는 오랫동안 비어 있던 고택 한 채가 로스팅 카페 겸 공방 ‘산골커피’로 바뀐 사례도 있습니다. 원래 이 고택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문화재로 정식 등록되진 않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건물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커피를 공부한 청년 창업자는 이 공간을 직접 리모델링하여, 빈티지 가구와 지역 장인들의 도자기 제품을 함께 전시하는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곳은 관광지로 유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주말마다 외지 방문객이 늘어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창업자가 마을 주민을 바리스타로 교육시키고, 마을 텃밭 작물과 연계한 디저트 메뉴를 개발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닌,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결론: 버려진 문화재 + 청년 창업 = 지속 가능한 지역 변화

청년 창업은 더 이상 대도시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곳곳, 잊혀졌던 문화재 공간이 청년들의 손에 의해 되살아나고 있으며, 그 속에는 단순한 비즈니스 이상의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버려진 문화재를 활용한 창업은 공간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지역 주민과 연결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는 구조입니다. 이는 문화재 보존, 지역 재생,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해법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모델이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문화재 건물 내 영리행위에 대한 규제 완화, 리모델링 허가 간소화, 창업 초기 자금 지원 등이 병행되어야 더 많은 청년이 도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재는 과거의 유산이지만, 그 안에 청년이 들어오면 미래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버려진 공간을 보는 새로운 눈과, 지역과 함께 성장하려는 창업가의 용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