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기를 누리던 관광지는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도 합니다.
리조트 단지, 유원지, 해수욕장, 산촌 마을, 옛 테마파크 등이
유행의 변화, 접근성 저하, 시설 노후화, 콘텐츠 부재 등의 이유로
‘죽은 관광지’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지역들은 방치되기 쉽고,
관광 기능이 사라진 채 폐허화되거나 도시 개발의 사각지대로 전락하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간에 ‘디자인’이라는 도구를 통해 생명을 불어넣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닌, 공간의 맥락과 지역 정체성을 고려한 창의적인 디자인 전략이
관광지를 ‘다시 찾고 싶은 장소’로 바꾸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죽은 관광지를 되살리는 공간디자인의 전략과
실제 국내외 적용 사례를 통해 디자인이 지역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공간디자인이 ‘죽은 관광지 문화재’를 바꿔놓는 방식
관광지는 단지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아닙니다.
사람이 머물고, 시간을 보내고, 기억을 남기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이런 공간은 단지 시설이 있는 것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으며,
사용자의 동선, 시선, 감각, 체류 동기를 고려한 디자인 요소가 핵심이 됩니다.
-관광지 재활성화를 위한 디자인 접근의 핵심 요소:
- 이동 동선의 재설계
- 기존의 불편하거나 단절된 동선을
걷고 싶은 길, 쉬고 싶은 구역, 뷰포인트 중심으로 재배치
- 기존의 불편하거나 단절된 동선을
- 로컬 특성을 살린 재질·색감·형태
- 지역의 자연환경, 전통 건축, 풍습 등을 시각적으로 통합하여
‘그 지역만의 분위기’를 강화
- 지역의 자연환경, 전통 건축, 풍습 등을 시각적으로 통합하여
- 스토리 기반의 공간 배치
- 관광지 내 주요 지점마다 이야기 요소(인물, 역사, 장소성)를 녹여
방문자의 탐험 욕구를 자극
- 관광지 내 주요 지점마다 이야기 요소(인물, 역사, 장소성)를 녹여
- 낡은 구조물의 ‘의미화’
- 버려진 건물, 구조물, 잔해 등을
예술 작품, 포토존, 쉼터로 재해석하여
공간의 흉물이 아닌 매력 요소로 전환
- 버려진 건물, 구조물, 잔해 등을
디자인은 결국 공간이 말을 걸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관광객이 ‘그곳만의 경험’을 기대할 수 있도록 시각적·기능적 언어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죽은 관광지를 다시 살리는 첫 단추가 됩니다.
2. 국내 적용 사례① – 강원도 삼척 장호항, 바다 옆 죽은 어촌의 해양 디자인 혁신
강원도 삼척 장호항은 한때 번성하던 어항이었지만
해양자원 고갈과 관광 인프라 미비로 인해 2000년대 초반부터 방문객이 급감했습니다.
주변 해수욕장과 숙박시설도 폐쇄되며 지역 상권이 사실상 붕괴됐고,
‘죽은 어촌’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삼척시는 해양레저 디자인 전략을 중심으로 공간 재구성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으로:
- 투명 카약 체험 데크와 바다 위 전망대 설치
- 항구 구역을 따라 곡선형 산책로 및 해안 포토존 디자인
- 폐창고를 활용한 해양체험 전시관 + 카페 복합 공간 조성
- 어선과 어구를 활용한 예술 설치물 도입
단순한 정비가 아니라, 공간이 주는 감성과 체험 요소를 동시에 고려한 디자인 덕분에
장호항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젊은 관광객들 사이에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23년 기준 연간 방문객 수는 2015년 대비 약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 사례는 디자인 하나로 장소의 감성과 기능을 동시에 회복시킨 대표적 공간재생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3. 국내 적용 사례② – 전라남도 보성 녹차밭, 단순한 농업지를 체험형 디자인 관광지로 전환
전라남도 보성의 녹차밭은 원래 생산 중심의 산업형 농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지역도 함께 침체되기 시작했고,
단순한 농장 견학은 더 이상 방문 동기가 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성군과 민간 디자인 기획팀은 경관 중심의 체험 디자인을 도입했습니다.
- 곡선형 녹차 계단길 디자인으로 관람 동선을 유도
- 방문자 중심으로 설치된 ‘茶 쉼터’, 찻잎 그늘막, 초록 터널 등
- 체험형 차 만들기 공방, 전통 찻자리 공간 배치
- SNS 활용을 고려한 포토스팟 조형물 다수 설치
그 결과, 단순히 차를 보러 오는 공간이 아닌,
‘차밭을 걷고, 체험하고, 사진 찍고, 마시는’ 오감 관광지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공간디자인은 이처럼 기존의 기능 위에 감각적 요소를 입히는 방식으로
관광객의 체류 시간과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죽은 관광지는 실패한 공간이 아니라, 새로 시작할 기회를 품은 공간입니다
관광객이 떠난 관광지는 낡고 쓸모없는 장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간에는 시간이 축적되어 있고, 기억이 남아 있으며,
디자인이介入할 수 있는 여백이 존재합니다.
공간디자인은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작업이 아닙니다.
사람의 동선, 감정, 체험을 설계하는 일이며,
그 지역만의 특성을 읽고,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하는 창의적 작업입니다.
삼척 장호항과 보성 녹차밭의 사례처럼
죽은 관광지를 되살리려면
단순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아닌,
디자인 전략을 통한 감각적·기능적 재배치가 필요합니다.
‘다시 가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관광지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진짜 방법이며,
그 핵심에는 공간디자인의 힘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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