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식물 초보 가이드

화분을 고를 때 꼭 알아야 할 3가지 기준 (실패기 포함)

by barengilnews 2025. 9. 7.

식물을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 나는 화분은 단지 ‘디자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예쁜 색,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모양, 감성적인 무드 이런 것들이 화분을 고르는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며 깨달은 건, 화분은 식물의 생존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환경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이었다.

디자인만 보고 고른 화분이 식물을 죽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나는 통기성이 없는 화분을 쓰다가 뿌리가 썩는 경험을 했고,

배수구가 없는 화분으로 인해 식물이 과습에 시달리는 상황을 여러 번 겪었다.

 

초보자가 화분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기준과 잘못된 사례

 

이번 글에서는 초보자가 화분을 고를 때 반드시 알아야 할 3가지 핵심 기준을,
나의 실제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잘못된 선택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팁이 되길 바란다.

 

🪴 1. 배수구가 있는지 꼭 확인한다

처음 산 화분은 세라믹 재질에 디자인이 예뻐서 바로 집었다.
하지만 아래에 배수구가 없었다. 그 사실을 모른 채 한 달 넘게 사용했고,

어느 날부터 식물의 잎이 노랗게 변하고 축 처지기 시작했다.
겉흙은 말라 있어도 속은 늘 축축했고, 결국 뿌리부터 썩기 시작했다.

 

식물관리사 교육을 통해 알게 되었다.
화분에 배수구가 없으면 과습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특히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은 자연적인 건조가 느려서, 물이 빠지지 않으면 뿌리 호흡이 불가능해진다.

 

지금은 화분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바닥에 배수 구멍이 뚫려 있는지 확인한다.
디자인은 그다음 문제다. 아무리 예뻐도 배수구가 없다면 두 번 생각한다.

 

📌 팁: 배수구가 없는 화분을 꼭 사용하고 싶다면 속화분을 따로 넣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법이 있다.

 

🌿 2. 흙과의 ‘호흡’ = 통기성

두 번째 실수는 유약처리 된 화분을 사용했을 때 발생했다.
겉이 반짝이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도자기 화분을 사용했는데, 식물이 자라지 않았다.
물을 자주 주지도 않았고, 빛도 적당히 받았는데도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 이유는 통기성이었다.
유약처리 된 도자기 화분은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고, 흙 내부의 환기를 방해한다.
그 결과, 뿌리 호흡이 제한되고, 흙 안에 이산화탄소와 수분이 고이게 된다.

 

지금은 통기성이 좋은 테라코타(점토) 화분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특히 뿌리가 예민한 식물이나 다육식물은 숨을 쉴 수 있어야 건강하게 자란다.
겉흙이 마르는 속도도 빠르고, 뿌리 썩음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 테라코타 화분은 겉이 쉽게 하얗게 변색되지만, 그 자체로 식물과 흙이 ‘호흡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3. 식물의 크기와 맞는 ‘너비와 깊이’를 선택한다

초보자였던 나는 작은 식물을 키우면서도 넉넉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큰 화분에 심었다.
당시에는 좋아 보였지만, 흙이 너무 많아져서 수분 유지가 과도해졌고,
결국 뿌리 주변이 지나치게 축축한 상태로 유지되었다.

 

식물의 뿌리는 본인의 생장 범위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치게 큰 화분은 배수 문제와 뿌리 부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식물의 현재 크기에 맞는 화분을 선택하고,
성장이 진행될 때마다 점진적으로 1~2인치씩만 키워서 분갈이한다.

 

또한 식물마다 선호하는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줄기가 긴 식물은 깊은 화분을, 잎이 넓게 퍼지는 식물은 낮고 넓은 화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 팁: 화분 위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여유 공간이 남는 크기가 가장 이상적이다.

 

🍃 화분은 단지 ‘그릇’이 아니다

화분은 단순히 흙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식물의 뿌리가 살아가는 집이자, 환경 그 자체였다.

나는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화분의 선택이 식물 관리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느꼈다.


물, 빛, 통풍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바탕’이 되는 게 바로 화분이기 때문이다.

화분을 고를 때는 예쁜 것보다 ‘식물이 살 수 있는 구조인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배수, 통기성, 크기.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체크해도
초보자가 겪는 실수의 대부분은 사라진다.

 

식물을 오래 잘 키우고 싶다면, 가장 먼저 화분부터 제대로 고르기 바란다.
식물은 결국, 어떤 그릇에 심느냐에 따라 자라는 방식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