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마을, 문화재 중심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방안으로 재활용
전국 곳곳의 농어촌과 산촌 마을이 지금 인구 소멸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고령화, 청년 유출, 출산 감소, 산업 기반 붕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많은 지역이 실제로 ‘사라지는 중’이며,
행정구역 통합, 학교 폐쇄, 병원 부재 등 생활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을들 중 일부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 자산을 활용하지 못한 채 활동 없는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반면, 도시의 젊은이들은 지역에서의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착할 콘텐츠, 공간, 네트워크가 부족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문화재라는 공공 자산을 중심으로,
지역에 필요한 ‘로컬크리에이터’를 어떻게 육성하고 정착시킬 수 있을지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소멸 위기 마을에서 문화재를 활용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전략과 사례 중심 모델을 4단계로 제시해 드립니다.
1. 문화재가 ‘로컬크리에이터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이유
문화재는 단순히 역사적 건축물이 아닙니다.
그 장소에는 지역의 정체성과 스토리, 시각적 매력과 자산적 가치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즉,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창작하고, 브랜드를 개발하며, 사람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문화재 기반 로컬 창작이 가능한 이유:
- 스토리의 원천성: 크리에이터가 가장 필요로 하는 '콘텐츠 소재'가 풍부
- 공간의 상징성: 문화재는 이미 지역 내 중심성과 주목도를 갖고 있음
- 공공성: 사유 공간이 아닌 경우, 지자체·주민과 협업 가능
- 재생 가능성: 보존하면서도 활용 가능한 구조 (카페, 공방, 체험장 등)
특히 젊은 창작자들은
문화재라는 ‘시간의 흔적이 남은 공간’을 브랜드화하거나,
문화 해설, 콘텐츠 제작, 굿즈 개발 등으로 확장해
자신만의 창작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2. 문화재 중심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모델: 3단계 접근 전략
성공적인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을 위해서는
공간 확보 – 콘텐츠 설계 – 생계 기반 구축이라는
3단계 모델을 순차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STEP ① 문화재 기반 창작 공간 확보
- 폐 고택, 서당, 창고, 옛 학교 건물 등 활용
- 지자체 또는 주민 단체가 리모델링 후 저가 임대 제공
- ‘OO 문화재 창작소’, ‘문화재 기지소’ 등으로 네이밍
STEP ② 지역 연계 콘텐츠 기획
- 지역 스토리를 활용한 브랜드 런칭: 굿즈, 영상, 웹툰, 투어 등
- 마을 어르신과 협업한 기록 콘텐츠 제작
- 문화재 해설 콘텐츠를 유튜브·SNS 콘텐츠로 확장
STEP ③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구축
- 지역 특산물과 결합한 제품 개발
- 체험 클래스 운영 (캘리그라피, 전통요리, 골목 투어 등)
- 문화재 공간에서 소규모 페어, 마켓, 팝업 행사 개최
- 온라인 판매·구독 서비스(뉴스레터, 포장 키트 등) 운영
이러한 구조는
단발성 청년 지원이 아닌, 지역에 뿌리 내리는 창작자 생태계를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3. 국내 사례: 경북 군위 ‘삼국유사 문화재단’의 청년 크리에이터 플랫폼
경북 군위는 삼국유사 저자 일연 스님의 고향으로,
그를 기념하는 문화유산과 사찰, 교육 공간이 군 내에 다수 존재합니다.
군위군은 삼국유사 테마파크의 일부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지역 정착형 청년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을 시도했습니다.
- 핵심 운영 방식
-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한 ‘크리에이터 창작관’ 운영
- 입주 청년에게 콘텐츠 기획비 + 주거 지원 제공
- 지역 어르신 구술 인터뷰 → 영상 콘텐츠로 제작
- 삼국유사 캐릭터를 활용한 지역 브랜드 굿즈 개발
- 효과
- 2023년 기준 청년 입주 6팀, 모두 1년 이상 거주 지속
- SNS 구독자 총합 5만 명 이상 확보
- 일부 팀은 자체 온라인몰 운영으로 수익화 성공
- 지역 행사, 축제와 콘텐츠 연계 → 군위 이미지 개선 효과
이 사례는 문화재를 ‘전시 자산’이 아닌
지역 청년의 창작 공간이자 비즈니스 실험장으로 전환한 대표 모델입니다.
문화재는 지역이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이자, 다음 세대가 살아갈 무대입니다
소멸 위기의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는
단순한 건축 개발이나 외부 투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지역 안에 이미 존재하는 가치를 찾고,
그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젊은 주체를 정착시키는 일이 핵심입니다.
문화재는 그 지역의 정체성이 가장 진하게 담긴 장소입니다.
그 장소에 청년이 머물고, 창작하고, 연결하고, 유통한다면
그 자체로 지역이 다시 살아 있는 생태계로 바뀔 수 있습니다.
로컬크리에이터는 도시를 떠나 지역으로 향하는 새로운 세대입니다.
문화재는 그들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플랫폼 위에서
새로운 이야기, 콘텐츠, 경제, 그리고 공동체가 다시 피어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