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실험실

카페 음악 틀어놓고 식물 키우기 실험기

barengilnews 2025. 9. 9. 18:23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 중 하나는,
식물도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라는 점이었다.
빛, 온도, 습도, 물은 당연한 요소였고, 그 외에도 진동, 소리, 사람의 손길까지
식물은 주변 환경을 감각하고 변화에 따라 반응하고 있었다.

 

어느 날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 편안한 음악을 식물에게도 들려준다면 어떨까?”
사람이 듣고 편안해지는 음악이, 식물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그래서 소소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식물에게 매일 카페 음악을 들려주는 환경과,
아무 소리 없는 일반적인 환경을 비교해보기로 한 것이다.

식물 성장에 음악이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과정

 

이 글은 그 실험의 기록이자,
소리에 반응하는 식물의 섬세함을 확인한 과정이다.

 

🪴 실험 설계: 같은 식물, 다른 사운드

  • 실험 대상 식물: 스킨답서스
  • 식물 수: 2개 (같은 시기에 분갈이한 동일 조건 식물)
  • 실험 장소:
    • A식물 → 카페 음악을 매일 2시간 틀어주는 공간
    • B식물 → 음악 없이 조용한 공간
  • 음악 조건: Lo-fi / Jazz / Acoustic 중심의 부드러운 음악
  • 시간 조건: 매일 오후 2시~4시
  • 기간: 총 3주
  • 관찰 항목: 새잎 발생, 잎의 탄력, 줄기 방향, 잎의 색

 

🎧 1주차: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첫 주에는 두 식물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
잎의 탄력이나 줄기의 움직임, 색상 모두 비슷하게 유지되었다.

매번 실험들은 보면 1주차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A식물 앞에 앉아 음악을 트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자주 관찰하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이것이 단순한 음악 효과가 아닌 사람의 돌봄 리듬 변화로 이어졌다고 느껴졌다.

식물은 음악보다도, 음악을 틀어주는 사람의 행동 변화를 더 빨리 인지하는 듯했다.

 

🌿 2주차: A식물의 줄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주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A식물의 줄기가 빛을 향해 이동하는 속도가 더 빨라졌고,
잎 사이 간격이 짧아지고 아래로 처지는 현상이 줄어들었다.

 

B식물은 여전히 건강했지만, 성장 속도는 느렸다.
줄기가 길게 뻗기는 했으나, 잎의 탄력은 A식물만큼 강하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나는 “소리 그 자체보다, 소리를 틀며 바라보는 시간의 차이”가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느꼈다.

 

💡 3주차: 새잎의 크기와 색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마지막 주에는 두 식물 모두 새잎이 올라왔지만,


A식물의 새잎 크기가 더 컸고, 색도 진한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잎 표면의 윤기도 높았고, 잎자루도 더 단단했다.

 

반면 B식물의 새잎은 상대적으로 작고 연한 초록색이었다.
둘 다 건강하긴 했지만, 활력감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음악을 틀어준 A식물은 줄기 간격도 더 조밀했고,
전반적으로 균형 있게 성장하는 느낌을 주었다.

📌 실험 요약

항목 A식물 (음악 있음) B식물 (무음 환경)
새잎 발생 2장 (크고 진한 색) 2장 (작고 연한 색)
줄기 움직임 빠름, 위쪽으로 성장 느림, 옆으로 퍼짐
잎 간격 좁고 균형 있음 넓고 퍼짐
잎 탄력 강함 중간
성장 느낌 활력 있고 안정적 무난하지만 다소 느림

 

🍃 식물에게 음악을 들려준 건, 결국 ‘나’였다

 

이번 실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음악이 식물에게 직접적으로 성장 자극을 줬다기보다는,
음악을 틀어주는 사람의 태도와 집중력이 변하면서 식물의 환경도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며 나는
식물에게 필요한 건 물이나 햇빛보다,
정기적인 관심과 꾸준한 관찰이라는 걸 배웠다.

 

음악은 그 관찰을 위한 ‘루틴’이 되어주었다.
매일 2시가 되면 음악을 틀고 식물을 바라보는 습관이 생기면서,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게 되었고,
그 돌봄은 식물에게 확실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식물은 소리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그 소리를 매개로 사람이 보내는 신호에 반응한다.
결국, 식물은 나를 키우고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