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실험실

베란다 vs 실내 키우기, 어떤 환경이 더 나을까?

barengilnews 2025. 9. 10. 09:12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나는 한 가지 질문을 자주 받았다.
“식물을 베란다에서 키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실내에서 키우는 게 좋을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식물의 생존과 성장,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조건의 문제다.

 

식물을 키우는 환경은 단순히 ‘밖이냐 안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빛의 강도, 공기의 흐름, 온도의 변화, 습도의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같은 식물이라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나는 두 환경에서 직접 같은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같은 종류, 같은 화분, 같은 흙을 사용하고
오직 “위치만 다르게” 설정한 실험을 4주 동안 진행했다.

 

베란다 키우기와 실내 키우기 중 어떤 환경이 더 좋은지 비교

 


이번 글은 그 기록이며, 베란다와 실내의 장단점을 나의 경험에 기반해 정리한 콘텐츠다.

 

🪴 실험 구성: 같은 조건, 다른 위치

  • 실험 식물: 스파티필럼
  • 화분: 테라코타 화분, 배수구 있음
  • 흙: 배양토 + 펄라이트 혼합
  • 물주기: 주 1회
  • 환경 차이:
    • A 화분 → 실내 창가 (남향, 온도 안정적)
    • B 화분 → 베란다 안쪽 (채광 양호, 온도 편차 존재)
  • 실험 기간: 4주
  • 관찰 항목: 새잎 개수, 잎의 색, 수분 증발 속도, 곰팡이/벌레 발생 여부

 

🌞 1주차: 차이는 거의 없었다

첫 주에는 두 식물 모두 무난하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잎도 건강했고, 줄기에도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베란다 식물의 잎이 더 반짝여 보였고, 흙이 빨리 마르는 느낌이었다.

 

이때는 ‘베란다가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식물은 짧은 시간보다 지속적인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2주차: 베란다는 통풍, 실내는 안정감

둘째 주부터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 베란다 식물은 흙이 더 빨리 말랐고, 환기 덕분인지 곰팡이 발생이 전혀 없었다.
  • 실내 식물은 흙 표면에 약간의 흰 곰팡이 흔적이 생겼다.
    하지만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잎의 상태는 더욱 안정적이었다.

이 시점에서 나는 각 환경의 장단점을 더 명확히 인식했다.

  • 베란다는 햇빛과 통풍이 좋아서 활력이 느껴지지만,
    일교차와 강한 햇빛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었다.
  • 실내는 변수가 적고 안정적인 환경이 유지되지만,
    습기와 통풍 부족으로 인한 곰팡이나 해충 발생 가능성이 높았다.

 

💨 3주차: 베란다 식물의 스트레스 반응

3주차에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겼다.

  • 베란다 식물의 잎 끝이 갈색으로 변하고, 일부 잎이 말리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낮에는 햇빛이 너무 강하게 들어오고,
    밤에는 온도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일교차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었다.
  • 반면 실내 식물은 변화 없이 새잎이 천천히 올라왔다.
    줄기와 잎의 탄력이 유지되었고, 수분 손실도 안정적으로 보였다.

이때부터 나는 “실내는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자라고, 베란다는 빠르지만 불안정하다”는 공식을 떠올리게 되었다.

 

🌿 4주차: 확연한 차이

마지막 주에는 전체적인 상태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 실내 식물: 새잎 2장 생성, 잎 색 진하고 윤기 있음, 곰팡이 없음
  • 베란다 식물: 새잎 1장 생성, 잎 끝 갈변 지속, 하엽 1장 떨어짐

베란다 식물은 확실히 빛과 공기 순환으로 빠른 반응을 보였지만,
그만큼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흔들렸고, 일정한 성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실내 식물은 느리지만 꾸준하게 건강을 유지하면서
성장 속도보다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했다.

 

📌 환경별 장단점 비교

항목실내 키우기베란다 키우기
빛 조건 약하지만 일정함 강하지만 편차 있음
통풍 약함 (환기 필요) 자연 통풍 우수
온도 변화 낮음 (안정적) 큼 (일교차 있음)
성장 속도 느림 빠름
관리 난이도 낮음 중간~높음
곰팡이/해충 가능성 있음 낮음
초보자 추천 ❌ (중급 이상 추천)

 

🍃 식물을 잘 키우고 싶다면, ‘환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식물은 환경의 영향을 그대로 흡수하는 생명체다.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빛, 공기, 물, 온도까지 모든 요소가 달라지고,
그 변화는 곧 식물의 생장에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나는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모든 식물은 ‘내가 돌볼 수 있는 환경’ 안에 있어야만 잘 자란다는 사실을 배웠다.

햇빛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통풍이 된다고 무조건 건강한 것도 아니다.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이 최선의 환경이다.

 

혹시 지금 식물을 들일 장소를 고민하고 있다면,
빛의 방향보다 먼저 내가 매일 바라보고, 손이 닿는 위치가 어디인지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식물은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잘 돌봄 받는 곳에서 가장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