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실험실

물을 일주일에 한 번만 줘봤더니 생긴 변화

barengilnews 2025. 9. 8. 17:31

식물을 처음 키울 때는 ‘물을 자주 주면 잘 자라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매일 아침마다 식물 앞에 서서 물을 한 컵씩 주는 것이 정성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완전히 달랐다.
식물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과습, 즉 물을 너무 자주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물을 일주일에 한 번만 주면 어떻게 될까?’
과연 식물은 건강하게 자랄까, 아니면 건조에 시달릴까.

일주일에 한 번만 물을 줬을 때 식물 성장에 생긴 변화를 설명


이번 글은 그 실험을 바탕으로 관찰한 결과와, 그 안에서 내가 배운 것들을 기록한 내용이다.

 

🧪 실험 구성: 평소보다 ‘물 주기’를 길게

  • 대상 식물: 스킨답서스몬스테라
  • 환경: 실내 거실, 남향 창 옆, 통풍 양호
  • 토양: 배수가 잘 되는 배양토
  • 화분: 테라코타 화분 (배수구 있음)
  • 실험 조건: 물을 딱 일주일에 한 번만 주는 것
  • 기간: 총 4주

평소에는 흙을 손으로 만져보며 마를 때마다 물을 줬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흙이 덜 말라도 무조건 7일이 지나야만 물을 주기로 했다.

 

🪴 1주차: 생각보다 잘 버텼다

처음 7일 동안은 큰 변화가 없었다.
두 식물 모두 잎의 색도 짙었고, 줄기도 단단했다.
겉흙은 4~5일쯤 지나면서 건조해졌지만, 식물은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지 않았다.

 

특히 테라코타 화분이 수분을 잘 날려주는 구조였기 때문에,
물을 너무 오래 머금지 않아 뿌리 상태도 괜찮았다.

이 시점에서 느낀 건, 평소보다 물을 자주 줬던 내가 오히려 문제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 2주차: 스킨답서스는 안정, 몬스테라는 약간 처졌다

두 번째 주에는 식물 간 반응 차이가 나타났다.
스킨답서스는 잎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여전히 윤기 있었고, 뿌리도 튼튼했다.

하지만 몬스테라는 잎 끝이 살짝 말리는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을 주는 날이 되자 잎이 처졌고, 수분을 공급하자 빠르게 회복되었다.

여기서 알게 된 건 식물마다 수분을 저장하는 능력과 소비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즉, 같은 주기로 물을 줘도 식물의 특성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 3주차: 흙 속 뿌리 상태 확인

세 번째 주에는 각 식물의 상태를 더 정확히 보기 위해
화분 아래로 삐져나온 뿌리 상태와 흙의 수분 잔존도를 확인했다.

  • 스킨답서스는 뿌리 끝이 흰색으로 건강했고, 땅속도 너무 건조하지 않았다.
  • 몬스테라는 뿌리 끝 일부가 마르기 시작했고, 잎이 갈라진 부위가 단단하지 못했다.

이 시점에서 내가 배운 건, 주기적인 물 주기보다 관찰에 기반한 돌봄이 더 정확하다는 사실이었다.
무작정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그 식물에게 일주일이 적절한가’를 판단해야 한다.

 

☀️ 4주차: 잎의 윤기, 줄기의 힘에서 차이 발생

실험 마지막 주에는 눈에 보이는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 스킨답서스는 잎이 두껍고 광택이 살아 있었으며, 줄기도 탄탄했다.
  • 몬스테라는 잎의 색이 연해지고, 전체적으로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물을 주면 바로 회복되긴 했지만, 그 반복 속에서 식물은 확실히 피로해 보였다.
반면 스킨답서스는 건조한 기간에도 성장 속도가 일정했고, 새순도 올라왔다.

이로써 식물의 수분 보유 능력, 뿌리 구조, 잎의 두께, 기공의 크기 등이
물 주는 주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 실험 결과 요약

항목스킨답서스몬스테라
물 주기 적응도 높음 낮음
수분 부족 반응 거의 없음 잎 처짐, 끝 마름
회복 속도 빠름 빠르지만 피로 누적
성장 속도 꾸준함 약간 정체됨
실내 습도 영향 적음 민감함

 

🍃 일주일은 정답이 아니라 참고치다

이번 실험을 통해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말은 기준이 아니라 방향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식물에게 물을 줄 때는
그 주기가 아니라, 그 시점의 흙 상태, 잎 상태, 식물의 표정을 먼저 보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 중
가장 강하게 남은 문장이 하나 있다.

 

“물을 주는 건 식물을 키우는 일이 아니라, 관찰의 결과다.”

 

그 문장을 실험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초보자라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공식을 외우기보다,
식물이 보내는 신호에 더 집중하는 습관을 먼저 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은 사랑이지만, 지나친 사랑은 식물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이제는 내 식물에게 물을 줄 때마다 조용히 묻는다.

“지금, 네가 정말 필요한 게 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