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TOP 5 (내 경험 기반)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따기 전, 나는 식물을 여러 번 죽인 적이 있다.
자취방 한 켠에 초록을 들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식물을 데려왔지만,몇 주 지나지 않아 잎이 마르고 줄기가 고개를 숙였다.
그때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몰랐다.
식물관리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다.
초보자들이 공통으로 반복하는 실수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 실수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돌봄의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겪었던 실패와 시행착오 5가지를 정리했다.
식물을 처음 키우는 사람이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해본다.
🪴 1. 흙이 촉촉해도 또 물을 준다
처음 식물을 키울 때 가장 먼저 저질렀던 실수는 물을 너무 자주 주는 것이었다.
화분의 겉흙이 말라 보이면 습관처럼 물을 주었고, 심지어 잊지 않기 위해 주 1회 알람까지 설정했었다.
하지만 식물마다 흙 깊이, 통기성, 뿌리의 수분 흡수 속도가 달랐고, 일정한 주기로 물을 주는 방식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특히 산세베리아나 호야 같은 다육질 식물은 과습에 약했고, 뿌리 썩음이 발생했다.
지금은 손가락으로 흙을 직접 눌러보고, 속까지 말랐을 때만 물을 준다.
습도와 온도, 빛의 양까지 고려해가며 ‘주기가 아니라 상태’로 물을 판단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 2. 햇빛이 부족한데도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
처음 들인 식물은 창에서 멀리 떨어진 책상 위에 두었다.
햇빛이 거의 들지 않았지만, 조명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잎은 늘어지고, 색이 연해졌고, 줄기만 위로 길게 뻗었다.
그제야 빛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식물은 빛의 방향뿐 아니라 빛의 강도와 지속 시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햇빛이 부족할 때는 잎이 처지고 성장이 멈춘다.
지금은 하루 중 빛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를 찾아 식물을 옮겨주고 있다.
방향보다 ‘광량’을 기준으로 자리를 설정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 3. 통풍을 고려하지 않는다
식물은 바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오해한 적이 있다.
에어컨 바람이 닿는 위치를 피해두는 건 맞지만, 공기의 순환은 식물 건강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
처음에는 베란다 문을 닫고 실내 공기를 차단한 채 키웠고, 그 결과 잎에 곰팡이성 반점이 생겼다.
공기가 흐르지 않으면 흙이 마르지 않고, 해충이 쉽게 번식하게 된다.
식물관리사가 된 이후, 나는 매일 10~20분 정도 창을 열어 실내 공기를 순환시킨다.
특히 여름철에는 통풍 부족이 과습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 4. 잎이 마르면 그냥 두고 본다
한동안 식물 잎 끝이 마르기 시작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며 방치했다.
그러다 식물 전체가 시들기 시작했고, 문제를 알아챘을 때는 이미 뿌리까지 손상된 상태였다.
식물의 잎은 몸 상태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신호다.
끝이 갈색으로 마르거나, 잎이 처지는 건 물의 부족이나 과습, 빛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잎 상태를 매일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지금은 잎의 색, 윤기, 형태를 매일 확인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 5. 분갈이를 미룬다
식물을 들이고 1년 가까이 분갈이를 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서 그대로 두었지만, 어느 날부터 성장이 멈췄다.
화분을 들어보니 뿌리가 화분 아래까지 빽빽하게 차 있었고, 흙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그 상태에서는 아무리 물을 줘도 흡수가 되지 않았고, 뿌리는 서서히 말라갔다.
식물관리사 수업에서 ‘뿌리는 식물의 심장’이라는 말을 배운 이후, 나는 정기적인 분갈이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
2년에 한 번은 화분 상태를 점검하고, 흙의 통기성과 배수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 실수는 당연하다, 그러나 반복은 줄일 수 있다
처음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따기 전까지는 많은 식물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관찰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었다.
식물은 말이 없지만, 몸으로 충분히 신호를 보낸다.
잎의 색, 줄기의 각도, 흙의 촉촉함, 햇빛을 향하는 방향 그 모든 것이 식물의 언어다.
이 글이 식물을 처음 키우는 누군가에게 작은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
누구든 실수는 한다. 그러나 실수를 통해 식물과 가까워질 수 있다.
그게 결국, 식물을 잘 키우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