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러의 식물 일기

자취방에서 식물과 함께한 나의 하루 루틴

barengilnews 2025. 9. 4. 19:26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따기 전과 후, 나의 하루는 확실히 달라졌다.

그전에는 단순히 식물이 예뻐 보여서 키웠다면,

이제는 식물 하나하나의 상태를 관찰하고,그들이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의미를 두게 되었다.

 

특히 좁은 자취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식물과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실험하고, 경험하고, 체득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따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하루를 식물과 함께 시작하고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그 변화는 생각보다 크고 조용하게 내 일상에 스며들었다.

식물과 함께하는 자취러의 일상 루틴을 시각화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매일 실천하고 있는 식물 중심의 하루 루틴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식물과의 생활을 계획 중인 사람에게도, 이미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영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 아침 7시: 커튼을 걷고, 빛과 함께 시작하기

내 방은 동향이라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온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다.

이건 내가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배운 습관 중 하나였다.

 

실내에 머물던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면서 식물이 원활하게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이 작은 루틴 하나로 식물의 건강이 확연히 좋아졌고, 나의 아침 컨디션도 달라졌다.

 

🪴 오전 7시 30분: 잎 상태와 흙 점검하기

세수를 마치고 물을 데우는 동안, 나는 식물 하나하나를 둘러본다.

잎에 먼지가 쌓였는지, 색이 바랬는지, 혹은 끝이 마르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고, 흙의 수분 상태도 손끝으로 확인한다.

 

이때 절대 물을 기계적으로 주지 않는다.

자격증 공부에서 강조되던 내용처럼, 습관적으로 물을 주지 말고, 식물의 상태를 보고 결정하라는 원칙을 항상 지킨다.

그래서 어떤 날은 하나도 물을 주지 않고 넘어가고, 어떤 날은 두세 개의 화분에만 소량의 물을 보충한다.

 

이전에 한번 물을 너무 줘서 죽어버린 식물이 있었기에 더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글로 적어보겠다.

 

🪴 오전 8시: 식물과 함께하는 커피 타임

나는 작은 접이식 테이블을 창가에 두고 있다.

이 공간은 몬스테라, 아이비, 호야 등이 모여 있는 식물존이고, 아침에는 늘 이곳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빛이 식물 잎을 통과해 책상에 드리우는 모습은 내가 자취방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자격증을 따기 전엔 그냥 예쁘다고만 느꼈지만, 이제는 식물이 건강하다는 증거를 시각적으로 읽어내는 법도 알게 됐다.

 

잎의 색, 광택, 방향 등에서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이런 디테일을 알아간다는 것이 이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 점심~오후: 자동 물주기 대신 ‘미세 조절’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엔 종종 조도를 체크한다.

식물관리사 자격증 교재에서도 강조되었던 것처럼, 광량 조절은 식물의 생장에 결정적인 요소다.

 

특히 여름철에는 오후 햇살이 강해지기 때문에, 커튼으로 직사광을 조절하거나, 화분 위치를 조금씩 바꿔준다.

실내에서도 빛의 방향과 시간에 따라 식물의 상태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걸 경험하면서,

나는 자동 물주기 시스템보다는 사람 손의 세심한 관찰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 퇴근 후: 간단한 잎 닦기와 정리

퇴근하고 식사를 한 후 조명이 따뜻하게 깔리면 나는 식물들을 천천히 하나씩 살핀다.

마른 잎은 잘라내고, 분무기로 잎 표면을 닦아준다.

 

특히 몬스테라나 고무나무처럼 잎이 넓은 식물은 먼지가 쉽게 쌓이기 때문에

광합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 주기적인 잎 닦기가 꼭 필요하다.

 

이 과정은 식물을 돌보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하루를 정리하고 내 마음을 정돈하는 루틴이기도 하다.

식물 앞에서는 휴대폰도 내려놓고, 조용한 음악만 틀어놓은 채 시간을 보내게 된다.

 

🪴 밤 10시: 습도 체크와 식물노트 작성

잠들기 전에는 방 안의 습도를 확인한다.

나는 작은 습도계를 책상 위에 두고 있는데, 식물 관리뿐 아니라 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겨울이나 에어컨을 사용하는 여름철엔 습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식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이 시간엔 짧게 식물노트를 쓰기도 한다.

오늘 어떤 잎이 자랐는지, 물을 얼마나 줬는지, 조명이나 창문을 얼마나 열어뒀는지를 간단히 메모해두면

나중에 식물의 변화를 추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시작한 습관인데, 지금은 나만의 식물 히스토리가 되어가고 있다.

 

🍃 식물과 함께하는 일상은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

누군가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 번거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격증을 따고, 식물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된 지금 나는 확신한다.

 

식물을 키운다는 건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나를 돌보는 가장 조용하고 따뜻한 방식이라는 것을.

자취방이라는 작고 조용한 공간에서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하루는 단조롭지만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이 작은 루틴 하나하나가 나의 정신 건강을 지켜주고, 나에게 규칙을 주고, 때로는 감정을 다독여준다.

 

식물관리사 자격증은 단지 식물에 대한 지식을 준 것이 아니라,

관찰과 돌봄을 내 삶에 녹여주는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준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지금도 매일, 내 방 안에서 천천히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