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며 다양한 식물의 생장 방식과 환경 조건을 배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분야가 바로 재배 방식에 따른 생장 차이였다.
흙에 심느냐, 물에 담그느냐. 단순한 차이 같지만, 식물의 생존 전략은 재배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서 나는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같은 식물, 같은 날, 같은 크기로 출발하여
하나는 흙 재배, 하나는 수경재배 방식으로 키워보기로 했다.
이번 글은 그 실험의 결과를 기록한 후기이자,
초보자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재배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가이드다.
🪴 실험 구성: 흙과 물, 환경은 동일하게
✅ 실험 조건
- 실험 식물: 스킨답서스
- 키우는 장소: 같은 방, 같은 창가 옆
- 햇빛, 온도, 통풍 모두 동일
- 물 주는 빈도만 각각 다르게 적용
- 실험 기간: 총 4주
✅ 준비한 방식
- A식물: 일반 배양토 + 배수구 있는 화분
- B식물: 투명 유리병 + 수경재배 전용 영양제 소량
두 식물 모두 건강한 상태에서 시작했고, 잎의 수, 길이, 색상 모두 유사했다.
관심은 오로지 ‘재배 방식에 따른 변화’에 집중했다.
🌿 1주차: 변화는 거의 없었다
첫 주에는 두 식물 모두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잘 자랐다.
잎도 단단했고, 줄기 상태도 좋았다.
수경 식물은 투명 용기를 통해 뿌리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관리가 쉬웠다.
흙 식물은 겉흙이 마르는 정도를 기준으로 수분 상태를 파악했다.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수경 쪽 뿌리에서 얇고 미세한 신뿌리가 빠르게 나오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는 둘 다 건강했지만, 관리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피로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 2주차: 수경은 뿌리, 흙은 줄기에 변화가 생겼다
둘째 주부터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 A식물(흙 재배)은 줄기 끝에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 B식물(수경 재배)은 뿌리가 1.5배 이상 자랐고, 투명하게 뻗은 뿌리들이 유리병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수경 식물은 수분 스트레스가 적어서 그런지 잎의 탄력이 뛰어났고,
흙 식물은 뿌리 상태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줄기와 잎의 밀도는 더 조밀한 느낌이었다.
💧 3주차: 수경은 수분 과잉, 흙은 수분 부족
3주차부터는 관리 난이도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수경 식물은 며칠 동안 물을 갈지 않으면 물속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특히 날씨가 더운 날에는 물 표면에 얇은 이끼나 막이 생기기도 했다.
반면 흙 식물은 겉흙이 빨리 마르면서 수분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잎 끝이 마르고, 잎의 색이 연해졌다.
물을 주는 타이밍을 2~3일로 줄이면서 관리 강도를 조정했다.
이 시점에서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 4주차: 형태 변화와 성장속도의 갈림길
마지막 주에는 성장 형태에서 확연한 차이가 보였다.
- 수경 식물은 뿌리 발달이 활발했지만, 줄기의 길이는 거의 그대로였다.
- 흙 식물은 뿌리는 보이지 않았지만, 줄기 길이와 새잎 크기가 눈에 띄게 자랐다.
특히 흙 식물은 잎과 줄기 사이의 간격이 안정적이었고,
수경 식물은 잎이 살짝 벌어지고 처지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빛, 온도, 위치가 같았음에도
성장의 우선순위와 방식이 전혀 달랐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 결과 요약
성장 방향 | 줄기, 잎 위주 | 뿌리 위주 |
관리 편의성 | 중간 | 높음 (초반) |
문제 발생 | 수분 부족 | 수질 악화, 냄새 |
인테리어 효과 | 낮음 | 높음 |
성장 속도 | 빠름 | 느림 |
감성 만족도 | 실용적 | 감성적 |
🍃목적에 따라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실험을 통해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흙 재배와 수경 재배는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각 방식은 환경, 목적, 식물의 특성에 따라 선택되어야 한다.
- 건강하고 빠르게 키우고 싶다면 흙 재배가 유리하다.
- 인테리어 효과나 감성 중심의 돌봄을 원한다면 수경 재배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나는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모든 식물이 ‘물만 있으면 자란다’는 생각이 얼마나 단편적인지를 깨달았다.
식물은 조건에 따라 반응을 달리한다.
그 조건 중 하나가 재배 방식이다.
뿌리가 숨을 쉬는 환경, 빛을 받는 위치, 물을 공급받는 방식까지
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게 살아가는 존재다.
이 실험을 통해 나는 식물에게 어떤 환경이 더 나은가를 고민하는 대신,
내가 어떤 돌봄을 지속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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